
불서 강해 시리즈26
배를 놓고 피안에 올랐다하더라도 피안에 오른 줄 알면 실은 못오른 것입니다.
왜냐하면 피안은 법을 놓고 취함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배는 놓는 것도 태워지는 것이요, 배를 취해도 태워지는 까닭입니다. 왜 그런고 하면, 저 언덕은 오름없이 오르는 것이며, 배는 버림없이 버리기 때문입니다. 배를 버림없이 버릴 줄 모르면 항상 이 배에 실려있음이니, 이 배에만 실려있으면 법상, 비법상 할 것없이 4상에 취함이 되는 것입니다.
비법상에 취하면 법을 돈연히 떼임이 못되고 법상을 상대함이 되는 것이니, 비법상은 아상이요, 법상은 인상입니다. 또 법상과 비법상이 상대되었으니, 사법(邪法)이 멸하지 못함인지라 중생상인 것입니다. 또 법상을 떼임으로해서 피안에 달한 느낌이 있을지니 이것이 수자상입니다.
비법상이 아무리 법상을 여윈다 해도 법집에 불과한 것이니, 진제에는 도달 못한 것입니다. 이것은 법집에 속한 비법상입니다.
이 비법상을 다 떼어 버리면 어디일까?
물론 진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제를 취함이 있으면 실제로 비법상을 떼임이 아니요, 따라서 이른 곳도 진제가 아닐 것입니다.
진제는 법상을 떼인 것도 아니요, 비법상을 떼인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상-비법상에 착한 것도 아닙니다.
진제는 법상-비법상을 떼고 붙임에 있는 것도 아니요, 이를 떼지도 말고 붙이지도 말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진제는 법상-비법상을 떼이든 붙이든 간에 함께 착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비법상을 떼이면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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