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활동

인연의 교차로

사회교육

<2020년><6월>

동국대 명예교수 해주 스님

한국 화엄과 조사선 교섭은 의상 스님 법성성기 사상에 근거

‘화엄경’의 세계는 경의 갖춘 제목인 ‘대방광불화엄경’과 구성 내용으로 보면 불과 보살 세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살도 또한 부처님의 본생보살의 길이면서 우리 성불의 길로서 불세계 장엄행입니다. 그러한 화엄세계인 법계를 화엄사상의 2대 측면인 연기와 성기(性起)의 연성이기(緣性二起)로 일단 크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성기는 화엄법계가 여래 성품이 그대로 일어난 여래성기이고, 연기는 법계의 존재가 연 따라 일어난 법계연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불세계는 부처님의 성품이 그대로 일어난 성기이고, 보살세계는 연생연멸(緣生緣滅)의 연기입니다. 또 불·보살의 인과세계는 연기이고, 보살도로 불세계에 이르므로 연기의 구극이 성기입니다. 화엄보살도가 불세계 장엄이라서 연기가 성기이며, 불·보살이 다 지정각세간이므로 성기가 연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화엄경’의 ‘성기품’ 성기 교설에 대하여 제일 먼저 주목한 화엄조사는 지엄입니다. 지엄의 연기와 성기사상은 의상과 법장에게 이어지고 재해석됩니다. 의상은 특히 지엄의 성기설을 이어받아 법성성기로 발달시켜 갔습니다.

의상은 지엄의 성기설에 영향을 입어 연기의 구극이 성기이며 연기가 곧 성기인 수연행을 수용하면서도, 지엄이 정법연기에 성기를 포섭시킨 것과 달리 오히려 성기가 연기를 포섭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상의 화엄사상은 ‘일승법계도’와 스님의 강설에 담겨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승법계도’의 일승은 ‘화엄경’을 뜻하고, ‘화엄경’의 세계가 법계이며, 그 법계를 ‘반시’로 그려 보인 것이 ‘일승법계도’입니다. 따라서 의상의 ‘화엄경’ 관은 크게 일승, 법계, 법성이라는 세 용어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하겠으며, 또 법성으로 일승법계를 담아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법성이란 단적으로 말하면, 법의 성품이 그대로 일어난 법성성기입니다. 법계 제법은 법성의 성이 그대로 일어난 것이라는 법성성기가 의상의 화엄일승법계 이해의 핵심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의상은 성기란 일어남이 없음이 성이고 일어나지 않음이 기이니, 기란 곧 법성이 분별을 여읜 보리심 가운데 현전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법의 본성과 같기 때문에 기라 이름할 뿐, 일어나는 모습이 있는 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의상은 ‘화엄경’으로 안목을 삼아서 오오척법성인 십불을 바로 보는 수증법을 강조했습니다. 십불은 여래의 지혜성품인 여래성이 그대로 현현한 성기법성이니, 십불을 바로 본다는 것은 증분법성의 십불로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의상의 법성성기에 근거한 수증법을 다시 한 번 크게 두 가지로 묶어 부연해보겠습니다. 첫째, 법성을 바로 보고 오척신이 구래부동불임을 바로 깨닫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척법성신이 구래불로서 십불임을 바로 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불정각해인의 보리심으로 자재하게 십불로 출현합니다. ‘이는 증분법성의 성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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