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선사 경세가
(懶翁禪師 警世歌)
세상 사람들을 경책하는 글
백년 생애 잠간 사이니, 세월을 등한히 허송하지 말게나.
노력하여 수행하면 부처 될 수 있지만, 금생에 빗나가면 헤어나기 어렵다네.
갑자기 죽음이 닥쳐오면 내 업 누가 대신해 주랴. 빚진 것이 있으면 원래 제 스스로 갚아야 하는 법,
만약 염라대왕 문초를 받지 않으려거든
모름지기 조사의 관문을 뚫어 공부를 해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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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동쪽에서 뜨고 달은 서쪽으로 지니
나고 죽는 인간사 어찌 될 줄 모른다네.
입 속에 세치 숨길 토하고 나면, 죽은 뒤 산등성에 한 무더기 흙만 보태질 뿐인걸.
복잡한 티끌 인연 누가 먼저 깨닫는가?
업식이 아득하여 길이 더욱 헷갈리네.
윤회 벗어나려면 다른 방법 없나니
조사의 공안 계속 참구 하는 게 가장 좋은 길
추위와 더위가 사람 재촉하고 세월은 흘러가니
기뻐하고 근심함이 그 얼마였던가?
마침내는 백골 되어 푸른 풀에 묻히리니
황금으로 젊음을 바꾸기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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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뒤에 부질없이 천고의 한을 품지만, 살아 있을 적엔 아무도 마음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네. 성현들도 모두 범부에서 성현 되었거니 어찌하여 그 본을 받아 수행하지 않는가? 어제가 봄인가 했더니 오늘이 벌써 가을이네
해마다 세월은 시냇물처럼 흘러가는데, 명예와 이익만 탐하여 허덕이는 사람들. 욕심을 채우기 전에 백발이 되고 만다네.
한평생을 허덕이며 홍진 속을 다니다가, 흰 머리 되고서야 어찌 이 몸 늙는 줄 몰랐던가? 명예와 이익은 재앙의 문이요 사나운 불길이라. 고금에 얼마나 많은 사람 태워 죽게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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