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새로운 20년 준비해야”
창립 20주년 맞은 평불협 회장 법타 스님

 

2012년 04월 26일 (목) 21:03:32

 

   
 

분단국가 대한민국에 20여전 대북지원을 하겠다며 만들어진 불교단체가 있다. 바로 (사)조국통일평화불교협회(이하 평불협)이다. 그동안 평불협은 북한 현지에 금강산국수공장 설립, 북한불교 연구, 통일학당 연구 등 다양한 대북관련 사업을 해왔다. 평불협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평불협 창립 20돌 기념법회’를 가졌다.

새로운 20년을 다짐한다는 평불협 회장 법타 스님(동국대 정각원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스님은 대북지원이 곧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말로 인터뷰의 시작을 열었다. 그는 “통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이다. 통일을 외면한다는 것은 결국 미래를 잃는다는 거다. 통일이 민족적 사명이기도 하지만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불교도 대북지원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법타 스님의 이 한마디는 우리 국가적 현실을 대변해주는 따끔한 질책이다. MB정부 들어서 대북지원은 인색해졌고 결국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색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결국 대북지원은 방향을 잃었고 북한은 기아에 허덕이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전락했고 남한은 안보를 위협받고 있다. 스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한 달에 밀가루 60톤을 보냈죠. 그러면 그 양으로 7천 7백 명이 국수로 끼니를 때울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북 지원 사업이 많이 축소 됐어요. 우리가 평양과 황해도에 국수 공장을 만들어 운영을 해왔는데 현재는 이 사업이 많이 축소됐죠”

스님이 이렇게 대북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미국 유학을 하면서다. 당시, 미국 현지에는 대북지원 관련 협회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세미나 강연회 활동이 이루어졌는데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이었고 불자는 법타 스님 혼자뿐이었다. 그러던 중 스님은 1989년 제 3차 세계청년학생축제 기간에 북한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북한에 불교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또 대북지원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결국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밥이라는 것을 알았죠.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보고 세미나 강연 등 이론정립을 가지고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인도적 동포애를 가지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 고심한 끝에 북한 현지에 국수 공장을 세우게 됐습니다. 결국 밥이 통일이요 평화요 삶의 희망이라는 것이 저의 모토입니다”

   

 평불협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평불협 창립 20돌 기념법회’를 가졌다. 

이후 스님은 10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대북지원과 남북불교교류에 심혈을 기울이며 오늘에 이르렀다. 앞으로 스님은 대북지원을 통해 꾸준히 통일을 준비해야 불교에도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은 그동안 진행해 오던 사업을 모두 축소시켜 버렸죠.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바뀐다면 이런 문제도 해결이 될 겁니다. 대북지원 사업이 다시 활성화 돼 남북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렇게 앞으로 새로운 20년은 새로운 통일 사회를 만드는데 불교가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려 할 것입니다”

정혜숙 기자

보시행 실천하는 참된 불자되길

동국대학교 정각원장 법타스님

 

2012.05.20  14:19:03

 

동국대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법당인 정각원이 변모하고 있다. 동국대라는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법회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신행활동도 돕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스님, 교수, 사회 저명인사 등을 초청해 법회를 열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에 발맞춰 팟캐스트를 통한 법문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은 물론 정각원을 찾는 서울지역 불자들의 수도 늘면서 정각원은 활기를 띠고 있다.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 발전하는 정각원. 이 모든 일은 한 사람의 원력에서부터 시작됐다. 벚꽃이 캠퍼스를 환하게 수놓았던 지난 4월12일, 동국대 정각원장실에서 정각원장 법타스님을 만났다.

   
법타스님은 정각원장 취임 이후 토요법회 활성화, 학내 구성원 종단 신도등록 사업 등을 추진하며 정각원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고 있다. 정각원을 모든 동국인들의 사랑방으로 만드는 것이 스님의 목표다. 신재호 기자

무엇보다 건학이념 구현의 정신적 상징인 정각원을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 불자들을 위한 도량으로 가꾸고 있는 원력이 궁금했다.

스님이 정각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신도등록 사업으로 880명이 새롭게 조계종 신도증을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상세한 설명을 예상했지만 돌아온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동국대가 유일한 종립대학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각원장 자리는 일 안하기로 하면 ‘별장’이고, 하기로 마음먹으면 한 없이 바쁜 곳”이라는 법타스님은 “법회 활성화나 종단 신도 등록 사업은 그동안 정각원에서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지 특별히 잘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계종에서 설립한 유일한 종립대학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가 종단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일로, 종립대학 구성원을 불자로 만들고, 불교를 이해하고 불교를 좋아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정각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설명이다.

교수, 교직원, 학생, 시간강사 등 1만8000여 명에 달하는 학내 구성원들을 신심이 깊고 실력 있는 불자로 만들기 위해 법타스님은 “정각원이 동국인들의 사랑방이자 휴식처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 정각원장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들 모두가 잠재적인 ‘불자’이자 ‘포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학내 구성원들이 불교 사상, 가치관을 갖추고 “불교적 인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정각원의 역할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법타스님의 지론이다.

불교적 인격을 형성하는 일은 곧 한국불교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불교 발전의 모든 원동력, 두뇌들이 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나와야 한다”는 법타스님은 “그동안 종단과 동국대의 관계가 긴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국대가 두뇌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동국대에 석.박사는 물론 수많은 인재들이 있다”며 불교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종단과 동국대의 긴밀한 관계 설정과 유대 강화를 주문했다.

토요법회 신도등록 사업 등

정각원의 변화 발전 주도

복지사업 펼치며 지역사회와 동행

평불협 통해 남북교류에도 앞장

제 아무리 훌륭한 종교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가치가 없기 마련이다. 모든 종교에서 포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교가 곧 생명”이라는 법타스님은 이를 위해 토요법회 활성화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재학생과 교직원 등 학대 구성원뿐 아니라 일반 신도를 대상으로 불교를 알리기 위해서다.

“현대인들은 ‘일주일 인생’을 살고 있어 5일 일하면 2일은 쉰다”는 법타스님은 “2일을 쉬는 시간은 새로운 5일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정신과 육체를 순화시키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신과 육체를 순화시키는 시간이 바로 ‘토요법회’다. 정각원이 음력 중심의 법회에서 탈피해 토요법회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토요법회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신도들도 늘어 6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법회 때마다 200여 명이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서울 지역 불자들과 시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도심 사찰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정각원불교대학을 비롯해 한의학 특별반, 오카리나 연주반, 비교종교학 특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불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생의 고통을 치유하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는 일도 놓치지 않고 있다. 법타스님은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이들을 위한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며 “소외받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종교가 바로 불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각원은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출신의 재학생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사업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개교 이래 최초로 중구청 복지시설인 ‘단우물어린이집’을 수탁했으며, 이어 노인요양센터인 ‘보리수 신당데이케어센터’와 ‘신당5동 어린이집’을 차례로 수탁해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합복지관 수탁도 추진하고 있다.

20년간 통일운동에 앞장서고 있기도 한 법타스님은 불교계에서 남북교류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남북불교 교류의 길을 개척해왔다. 그 성과가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평불협)다.

   

법타스님과 함께 한 정각원 직원들의 모습. 모두가 정각원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주역들이다.

스님이 남북교류 사업에 뛰어 든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아무도 하지 않으니까” 법타스님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서게 됐다. “이해관계에 의해 북한을 지원하는 미국,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무조건적으로, 말 그대로 무주상보시를 펼쳐야 한다”는 법타스님은 “손해가 나고 자존심 상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당장 굶어죽는 일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군사적 관계에 따라 많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불교를 공통분모로 한 남북교류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밥이 통일이요, 평화요, 생명이다”를 슬로건으로 국수공장을 만들고 식량지원을 이어 오고 있다. 그런 스님이기에 현재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법타스님은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정책의 변화를 꾀하면서 남북관계가 단절됐고, 모든 교류협력이 모두 끊어졌다”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남북관계는 정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대도(大道)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10.27법난 명예회복을 위해 생각도 털어 놓았다. 10.27법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활동했던 스님이기에 제대로 된 명예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써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인데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스님은 “하루 빨리 법 개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종단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학내 구성원들과 불자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자비의 등불’로 우리사회에 기여하는 불자들이 되라는 말이었다.

“부처님오신날은 연등회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불교 포교운동이 촉발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모든 불자들이 보시행을 실천하는 참된 불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양지와 밝은 곳만을 쫓는 불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두운 곳, 소외된 곳, 자비의 손길이 필요로 곳을 밝히는 자비의 등불이 돼야합니다.”
 

■ 법타스님은…

법타스님은 1965년 법주사에서 추담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4년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동 대학원 인도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1996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클레이튼 대학에서 ‘20세기 근세 북한불교에 관한 연구’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결성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과 남북교류에 매진하고 있다.

1998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금강산문화유적복구협약을 맺고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주도했으며, 2002년부터 평양 법운암 단청 및 삼존불 개금, 사리원 성불사 단청 및 삼존불 개금 등 북한 사찰 및 불교문화재 보존에도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불교신문 부사장, 대구불교방송 사장, 제10교구본사 은해사 주지 등을 역임했으며, 10.27 법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특별법 제정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3월 동국대 제11대 정각원장에 취임한 이후 정각원 법회 활성화, 학내 구성원 종단 신도등록 사업, 지역 포교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불교신문 2819호/ 5월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