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무아설을 인도의 전통적 아트만 사상과 비교하고, 초기불교, 부파불교, 유식불교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상호 배타적으로 보이는 무아설과 윤회설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업의 개념이 도입되고, 업의 상속을 가능케 하는 기반으로 아라야식이 핵심개념으로 들어온다. 무아설을 상세히 입증하기 위하여 5위 100법의 존재론적 분류와 함께 8식의 인식체계가 도입된다. 아라야식을 정점으로 하는 8식의 인식체계는 정신분석학의 의식-무의식 체계와 심층심리학으로서
비교대상이며, 이중 무아설과 진여의 관계는 자아와 자기실현의 관계와 유사점과 차이점이 비교된다.
Ⅰ. 서론 불교의 사상 중 무아(無我)와 윤회 사상은 가장 널리 일반에 알려진 설이라 하겠다. 윤회는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무아설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업(業)의 상속이란 개념과 의식보다 심층에 있는 아라야식 개념이 도입된다. 아라야식은 일체의 업이 함장되는 식으로써 의식과 자아는 이 아라야식에서 생멸하는 일시적 가유(假有)로 인정된다. 불교의 무아설은 각 개체에 영원불멸의
실체인 영혼 즉 아트만이 실재한다는 바라문의 전통사상에 반대되는 사상이며, 부파불교의 아비달마 철학과 유식불교의 심식설(心識說)을 통하여 정교한 인식 심리체계에 바탕하고 있다. 초기에는 실체로서 영혼을 부정하는 인무아(人無我) 사상에서 대승불교에서는 일체 현상적 존재의 실체성을 부정하는 법무아(法無我) 사상으로 발전했으며, 모든 존재를 허상으로 보고 오직 아라야식만이 이런 존재의 기반이라는 유식설(唯識說)에 근거하고 있다. 유식설의 핵심은 인식하는 주체로서 8가지 식(識)을 상정한 점이다. 이중 5가지 식은 5감의 인식체계이고,
제6식은 일상적 경험의 주체인 의식이며, 제7식은 자아 의식의 원천이고, 제8식은 아라야식으로 모든 업이 갈무리되는 장식으로 이의 견분(見分)을 제7식이 자아라고 집착한다.
의식을 넘어선 제7식과 제8식을 심층심리로 상정한 점에서 현대서구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의 무의식과 상통하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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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라야식과 융의 집단무의식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이부영 등 많은 선행 연구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불교의 무아설을 아트만 사상과 부파불교의 관점에서 개괄한 후 유식불교의 아라야식의 종자-업 개념 및 윤회설의 관점에서 고찰했다. 다음 융의 분석 심리학의 자아(自我 Ich)와 자기(自己,Selbst) 원형 및 자기실현의
개념과 비교하여 유사점과 상이점, 상호 회통 가능성을 논하였다.
Ⅱ. 우파니샤드의 아트만 사상 불교의 무아설(無我說 anatman)을 이해하려면 석가모니 이전부터 있어온 우파니샤드의 아트만(atman) 사상을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두 사상은 인도 철학의 양대 흐름으로 실재(實在 Reality)에 대해 상반되는 견해를 대표한다. 바라문교의 전통에서는 각 개인마다 불변 부동의 실체인 아트만이 있어서 존재의 영속성이 유지된다고 보았다. 불교의 무아설은 이러한 아트만 존재를 부정하는 새로운 사상으로 어떤 사물도 불변의 실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바라문교의 대표적 경전이라고 할 우파니샤드는 아트만과 브라만(Braman)이라는 둘을 현상적 세계의 근거로서 궁극적 실재(Ultimate Reality)로 본다. 브라만은 우주전체이며 이 세계의 객관적 측면이라 볼 수 있고, 아트만은 개체의 주관적인 측면이라 볼 수 있다. 우파니샤드는 상반되는 두 개념인 아트만과 브라만을 논리적 상호 배제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결합하는 초월성을 보여준다. "브라만과 아트만은 하나" 1) 라고 말한다 . 이러한 진술은 논리적으로는 오류이거나 무의미하다. 그러나 무제약자(無制約者)인 궁극적
실재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받아들일 때 초월적 통찰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Self)가 브라만이며, 이 모든 것이다" 라는 진술은 동어반복이 아니라 아트 만이라는 개체적 실체와 브라만이라는 전체적 실체의 이해를 위해서는 논리를 초월한 특별한 통찰력이 요청된다는 종교적 언어의 상징성으로 보아야 한다.
아트만과 브라만이라는 개체와 전체를 상징하는 두 개념이 결코 서로 분리된 실재가 아니란 점이 종교적 통찰력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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