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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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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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5-05-11, (월) 8:22 am

계절의 향기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5-25, (목) 3:55 am

Marina State Beach Park 해변 문학제
(2001년 7월 28일 김도안 낭송)

1. 봄의 향기

초봄에 새싹을 틔우기 위한 몸짓은
대지를 흔드는 진동이 아니던가

가냘픈 어린 싹이 알알이 터지면서

땅을 의지하여 피어오른 풋풋한 생명은 우리는
어린아이의 젖 향기라 부르고 싶구나


2. 여름의 향기

연 초록색 풀잎이 싱그럽게 물들어 가더니
어느새 초 여름밤 강변의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람이여 향기의 바람이여
찌는 햇살 퍼부어 대는 장대 빗소리 그는 생명의 몸부림이던가
그것은 일용한 양식을 만들어 가는 떨림의 소리인가

바람이여 향기의 바람이여 여름의 향기여


3. 가을의 향기

진홍빛 단풍가지 산 계곡을 메우고
얼룩 매미 들소는 토실토실 살찌누나

담장 밑의 국화 향기 산자락을 넘나들고
울밑의 귀뚜라미 소리 내어 우는구나

노을진 가을밤에 초생달이 비추는데
우리 집 강아지는 이유 없이 짖어댄다


4. 겨울의 향기

산하대지는 언제부터 꾸며져 왔느뇨.
봄 여름 가을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형색색 물들더니
이제 흰 떡가루를 쏟아 붓는 초겨울의 모습이여

북풍한설 몰아치는
대설 주의보로 온몸을 움츠리고 있는데
화롯불을 들고 오는 어머니의 따뜻함이 그리워지누나

춘설의 뜨락에는 어느새 매화꽃이 피어올라
겨울의 향기가 바람타고 흐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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