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업으로 제가 받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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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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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5-05-11, (월) 8:22 am

제 업으로 제가 받는 진리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10-02, (월) 4:48 am

광대 무변한 우주와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 인생은 과연 어떻게 성립된 것일까? 오랜 옛적부터 동양이나 서양에서 수많은 철학자, 사상가, 종교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예수교에서는 하나님이 우주 만물과 인생을 창조하여 움직여 간다고 한다.
또 동양의 고대사상은 어떠한 하나의 원리가 있어서 그것이 잡다하게 만물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근대과학에서는 진화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업력에 따라서 중생이 생겨나고 만물이 전개된다고 한다, 이것이 업력연기설이다. 그러면 업력이란 무엇인가?
중생의 행위, 동작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세력을 말하는 것이다. 즉 업이란 말은 행동이란 한번 일으킨 그 다음 순간에는 없어지는 것이지만, 그 행동에 따라 일어난 세력은 언제까지나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때린 행동은 곧 없어지지만 그 봉변을 당한 사람이 분한 생각을 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러한 행동을 한 사람도 항시 불안하거나 후회하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업력이다. 이 업력이 원인이 되어 과보를 받을 때까지 그 세력은 소멸되지 않는다.
중생이 업을 짓는다는 것은 정신과 육체로 활동을 하는 것이며 그 업은 곧 세력이 되어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어느 시기에 그 세력을 도와주는 조건, 즉 연이 합쳐지게 될 때 그 업인에 맞는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인, 연, 과의 필연적인 관계에 의하여 모든 것이 생성하여 전개된다는 것이다.
업에는 선업과 악업이 있으며, 악한 업의 과보는 반드시 괴로운 결과를 받게 되는 것이기에 불교에서는 어디까지나 악업을 경계하고 선업을 권장한다.
우리가 과거에 어떤 업을 지었는가는 현재의 자기 처지를 보아서 알 수 있고,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현재에 자기가 행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의 과거와 미래를 아는 데는 현재의 자기 처지와 행동이 거울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중생의 처지와 환경은 모두 중생들 자신이 지어 받은 것이다.
불경에 “자기가 뿌린 씨의 과실을 자기가 거두느니라.”한 것이 곧 이것을 가르키는 것이다. 부모가 아무리 자녀를 사랑하여도 그 악업의 과보를 대신하여 받을 수가 없는 것이며, 부모에 대한 효성이 아무리 지극하더라도 부모의 죄보를 대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사람 모두가 어느 누구나 자기의 행복을 바라지만 천차만별의 무수한 차이가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제각기 자신이 지은 업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생들이 짓는 업에는 또 공업과 불공업이 있다. 불공업(또는 별업)은 각자가 지어 받은 것이며, 공업은 중생들이 공동으로 살아가며 지어 받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 잘되고 못되는 것은 개인의 책임이요, 국가와 민족 또는 세계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전국민 전민족 또는 전인류의 책임이라는 것이니, 우리가 어찌 매일의 생활 속에서 행하는 한마디 말이나 행동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가 있을 것인가.
“모든 악한 일을 짓지 말고 힘써 좋은 일을 행하라”하신 가르침은 곧 우주의 진리와 인생의 철학을 종교적으로 실천하라는 것이니, 그와 같은 ‘제 업으로 제가 받는다.’는 진리의 참뜻을 늘 놓치지 않아야만 바른 길로 바르게 살 수 있을 것이다.
<1985년 8월 23일 동아일보 게재 - 김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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