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포교시론>; “돌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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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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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5-05-11, (월) 8:22 am

<미주포교시론>; “돌아 가야지”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9-02, (토) 2:29 am

(79년 작성, 김도안스님 미주포교시사논지)

사람이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희망 속에 사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그 희망마저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요즈음 우리 교포사회에도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원대한 포부와 희망을 안고 가산을 정리하여 많은 가족을 거느리고 온, 낯 설은 이 미주 땅에 우리 이민가족들은 뭔가 꿈을 가지고 찾아 왔건만 우리에게는 그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으니 어떻게 이곳에 살수가 있겠느냐며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과연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들의 말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이민가족들이 뭔가 지나치게 이 미국을 지상천국으로 오인한 데서 오는 비극이 아닐까?

풍토에 맞지 않은 씨앗은 오랜 시간 속에서 인내의 힘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 씨앗이 싹 티울 때 많은 인내의 힘이 없이는 발아의 싹을 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죽고 마는 것이 종자의 인과적인 법칙이 아닌가 생각한다. 언어, 풍속, 의식구조가 다른 이방의 세계에 많은 수확을 기대함이란 우리들의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우리들 인생은 행복의 조건을 물질의 풍요로움과 정신의 안정을 최대의 행복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이민가족들의 이 양면의 조건을 충족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물질의 풍요로움을 누린 사람은 정신적인 안정을 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하고 사는 사람은 경제적인 궁핍으로 고생하며 살고 있으니 모두가 완전한 행복이란 찾아보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만족한 행복이란 미래에 있고 현재에 있지 아니하며 눈앞에 있고 手中에 있지 아니하며 理想에 있고 現實에 있지 아니하다고 어느 철인이 말하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들은 이 시점에서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한 종자의 개량은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듯이 이곳에 적응할 수 있는 인내의 힘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이곳 생활풍속을 힘써 배우는 일이며, 이곳 경제구조의 형태와 이들의 의식구조상의 차이점을 빨리 터득하여 이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 바로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해 본다. 자기 적성에 맞지 않아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하는 사람, 남편이 무력하여 생활에 보탬이 없다하여 이혼하겠다는 사람, 밤낮 집을 비운 아내를 그저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제 결판을 내야겠다는 사람, 한참 공부를 하여야 할 자녀가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아 속을 태우는 사람, 얼마간 중노동으로 다소의 자금을 마련하여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니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사연들이 본인 자신으로서는 그 보다 더한 슬픔이 없으며 또한 불행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슬픔이 우리, 우리 전부의 슬픔으로 희망을 잃어버린다면 이 땅에 뿌리 내릴 자 그 누가 있겠으며 또한 한민족의 긍지와 슬기를 이 땅에 뿌리 깊게 심어놓을 자가 과연 누가 있겠는가? 우리는 돌아가야 할 인생이다. 인생이 한번 왔다 돌아가는데 있어서는 어떻게 살다가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육신의 살덩이를 한국의 하늘아래 묻힌다고 하여 한민족의 긍지로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거쳐야할 괴로움을 감내하지 못하고 희망을 잃고 되돌아 간다하여 우리를 환영할 사람 과연 몇이나 있을까?
여기 온 우리 교포는 이 땅에 뿌리 내릴 명령받은 배달의 자손이다. 전국토 면적 36만평방마일 중 우리가 가꾸고 지켜가야 할 최대한의 면적은 우리 배달자손이 계승할 우리들이 부여받은 재산이다. 피와 땀과 정력의 결정은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누릴 행복의 광장이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 선택받은 이 땅에서 이 시련을 극복하며 살아가야만 할 것 같다.
(1979년 김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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