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한국 딸들, 세계와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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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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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한국 딸들, 세계와 손잡다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5-12-26, (토) 6:40 am

[새해희망취재] 샤카디타 코리아 한국지부

2013년 한국지부 창립 / 영어 통·번역 교육사업 주력 / 비구니·우바새 도반 삼아 / 국제대회 참여 횟수 점차 늘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의 어느 날,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에서는 향긋한 뱅쇼 냄새가 흘러나왔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보라색’ 아이템으로 드레스코드를 맞췄다. 만나는 얼굴마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승과 속을 망라한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불자 모임 ‘샤카디타 코리아’의 연말 파티였다.

샤카디타코리아는 2013년 7월 창립한 신·수행단체다. 국내의 역사는 만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1987년 탄생한 유서 깊은 국제여성불교협회 샤카디타인터내셔널(Shkyadhit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Women)에서 파생해 그 내공이 만만치 않다.

샤카디타. 붓다의 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단체는 붓다의 이름으로 여성불자들의 권익 향상과 세계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2년에 한 차례 세계 각국을 돌아가면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국제불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여성 불자에 대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 제8차 대회가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한국은 남방불교계에 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샤카디타인터내셔널의 주요 참여국으로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부가 설립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차제에 2012년 6월 샤카디타인터내셔널의 전 회장인 카르마 렉쉐 쏘모 스님과 현 회장 크리스티나 장 박사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 지부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전국비구니회 회장이었던 명우 스님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5명의 발기인이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10월에 공식 설립허가를 받았다. 초대 상임대표에 본각 스님(중앙승가대학교 교수)을 선출하고 공동대표에 조은수 교수, 조성자 교수, 오지연 박사, 박선미 씨 등 10명을 선임했으며, 김한울, 이혜인, 서혜인 등의 젊은 불자들이 실무를 맡는 조직이 비로소 구성됐다. 샤카디타코리아는 다음과 같은 선서를 하면서 국내 공식 활동의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는 붓다의 딸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첫째, 한국 불자들의 국제교류를 증진하고 둘째, 학문적 연구, 토론의 장을 제공하며 셋째, 여성 불자 인재를 발굴, 양성하여 평등과 화합의 불국정토를 구현하는데 힘쓸 것을 선서합니다.”

▲ 2013년 11월 10일 샤카디타코리아 창립기념법회 모습. 국제비구니계의 지도자 텐진 빠모 스님도 참석했다.

현재 18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는 샤카디타코리아는 여성불자 인재양성을 위한 중점사업으로 불교통·번역연수과정 G.E.P.(Global Empowerment Project)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명사를 초청하거나 국제 행사에 참여할 때 통역할 수 있는 인재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불교에 직접적인 관심이 없더라도 G.E.P.를 통해 어학능력을 심화시키면서 불교에 입문하는 경우도 있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불교여성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제14차 샤카디타 세계불교여성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자비심과 사회 정의’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으며, 40여 개국에서 모인 1천여 명의 여성불교도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종교적, 민족적, 인종적 소수와 정치적 난민 등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자비심을 키우고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 종교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분야에서 일어나는 성역할의 불균형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환경의 보전을 위한 정치적이며 공공의 행동을 촉진하고자 하는 프란시스 교황의 요구를 돕는다. 저개발 국가와 선진국의 정부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실행하도록 촉구한다.” 이 같은 세계 대회의 결의로 하여금 샤카디타코리아의 국내활동의 방향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샤카디타 코리아는 올 한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비구니 스님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현견 스님과 함께하는 ‘정지정견을 통한 자기수련법’, 재마 스님과 함께하는 2박3일 ‘몸으로 떠나는 명상여행’, 비구니 스님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비롯해 김외숙 교수의 ‘가족의 변화와 불자의 실천과제’ 등의 특강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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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4회 세계불교여성대회에 참가한 한국지부 회원들의 모습.

병신년에도 여성불자 권익 향상과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 계속된다. 먼저 3월부터 3개월간 제5차 G.E.P.를 실시한다.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차세대 불자의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써 한국의 불교 전통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불자들과 교류하기를 희망하는 2030불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창립 후 꾸준히 진행한 연구 활동의 열매도 맺는다. 제12회부터 14회까지 샤카디타 세계불교여성대회에서 소개된 논문을 선별해 우리말로 번역한 《세계의 불교여성》을 발간할 예정이다. 5월에는 국제통번역 워크숍을 개최하며, 8월에는 대만 공승제에 참가해 국제불자들과 교류할 계획이다. 여성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은 이번 해에도 계속사업으로 진행되며, ‘도시 속의 안거’를 주제로 한나절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전국비구니회관으로 사무국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새해가 샤카디타코리아의 지혜와 화합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본다.

불교저널 / 2015년 12월 24일 (목) 09:33:40 모지현 기자 budjn20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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