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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올린 게시글: 2017-10-22, (일) 3:34 am 

가입일: 2015-01-01, (목) 10:1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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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불교의 대화를 마치고 -
과학자의 결론<두 번째 의문과 지향의 견해>

그렇지만 나는 ‘인류 발생론 원리’에 대한 불교의 접근법에 관해서는 유보적 입장이다. 이 원리에 의하면 우주가 생명과 의식의 발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우주의 초기조건들과 물리상수들은 이미 극도로 정확하게 조절되어 있었다. 이러한 조절을 설명하기 위해 나는 창조원리의 존재를 두고 파스칼식의 내기를 했다.
이 원리는-나는 그것을 스피노자와 아인슈타인의 의미에서 이해하고 있다-자연의 법칙에서 표출되며, 세계를 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이러한 입장은 창조원리(혹은 시계 제작공으로서의 신)를 받아드리지 않는 불교의 입장과 어긋난다.

불교에 따르면 우주는 의식이 출현하기 위해 조정될 필요가 없다. 이 둘은 근본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므로 서로가 서로를 배제할 수 없다. 또다시 상호의존성의 개념이 해답을 제시한다. 나는 이것이 우주의 조절을 정당화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개념이 “왜 무가 아니라 오히려 유가 존재하는가?”라는 라이프니츠의 실존적 질문에 답변을 줄 수 있는지는 나에게 그다지 명백하지 않다.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덧붙이고 싶다. “자연법칙들은 왜 다른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바로서의 것들인가?” 예를 들면 우리가 뉴턴의 법칙들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우주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를 해명해주는 것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법칙들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관점은 또 다른 의문들을 일으킨다. 창조자가 없다면 우주는 창조될 수 없다. 따라서 우주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불교의 관점과 양립할 수 있는 유일한 우주는 결국 끝없이 빅뱅과 빅크런치가 이어지는 순환적 우주이다. 그러나 우주가 언젠가 빅크런치로 자기 내부에서 붕괴하리라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우주에 있는 암흑물질의 총량에 달려 있다. 그런데 그 양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의 천체 관측에 의하면 우주는 우주의 팽창 운동을 정지시키거나 역행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암흑물질을 내포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현재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바로는 순환적 우주의 개념은 배제되는 듯하다. 빅뱅의 최초 순간들부터 우주와 공존해온 의식의 흐름의 개념에 대해 말하면 과학은 이러한 문제를 검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신경생물학자들은 물질과 공존하는 의식의 연속체가 필요 없으며, 의식의 연속체는 일단 복잡성의 임계점을 넘어서면 물질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진 우리는 대초원의 사자들, 들판의 라벤더 꽃들과 같이 우주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이다. 숨을 쉬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전체 인류와 연결된다. 매번 숨을 쉴 때마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수십억 개의 산소 분자들은 어느 땐가 지구에서 살았던 5백억의 인간들 개개인의 폐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주적이고 지구적인 관점은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행성이 얼마나 취약하며 우리가 별들 사이에서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를 부각시킨다.

광대한 우주 속에 있는 우리의 안식처를 위협하는 환경 문제는 종족, 문화, 종교의 장벽을 넘어선다. 산업 유해물질, 방사성 폐기물, 그리고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 효과의 주범인 가스는 한 국가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인류를 위협하는 이러한 문제들과 또 다른 문제들-가난, 전쟁, 기근-은 우리가 상호의존적이며 우리의 이익과 행복이 다른 사람들의 이익이나 행복과 떼려야 뗄 수 없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다면 해결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자비심이 이끄는 대로 움직여, 달라이라마가 너무도 정확하게 ‘보편적 책임감’이라고 부른 것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발전시켜야 한다.

과학은 인류문화 속에서 제자리를 잡아야만 한다. 과학은 너무도 단편적이고 기계적이며 환원주의적인 시각으로 인해 과거에는 제자리에서 다소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대화가 충분히 보여주었듯이 그것은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과학이 계속해서 우리의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전학과 같은 몇몇 분야에서 점점 더 절박해지고 있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에 직면하여 과학은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구도(求道-삶의 바른 길-정신수행)를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과학은 현상 세계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삼는다. 그것의 기술적 응용은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물질적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구도는 우리가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내면의 행복을 증진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와인버그 같은 몇몇 사람들은 구도(종교)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본다. 그는 단호히 도전적으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종교가 있든 없든 선한 존재들은 올바르게 행동하고 악한 존재들은 그르게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종교만이 선한 존재들로 하여금 악을 행하게 할 수 있다. 과학이 이룬 위대한 성과들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지성인으로서 신앙인이 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지성인들로 하여금 신앙인(악을 행하게 되는 길)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와인버그는 종교가 끼친 해로운 영향들을 몇 가지 인용했다. 십자군, 유대인 박해, 이슬람 성전(聖戰), 그 외의 종교 전쟁들, 심지어 노예제도 등등.
나는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올바르지 않게 적용된, 과학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해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빠뜨리고 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구 온난화, 오존층의 파괴, 나치 의사들의 ‘연구’ 등등.
그런 예들은 부족하지 않다. 다음으로 그가 말하는 종교는 ‘진정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변형들 가운데 하나이다.
종교전쟁에 참전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모든 진정한 종교들의 근본을 이루는 타인에 대한 자비심에 의해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와인버그의 반종교적인 말보다는 내가 훨씬 더 공감하는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견해를 단연 더 좋아한다.
“미래의 종교는 우주적인 종교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인격적인 신의 관념을 초월하고 교리와 신학을 피하게 될 것이다. 자연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동시에 포괄함으로써 미래의 종교는 자연과 정신을 포함한 모든 사물의 경험에서 생겨난 종교감에 근거를 두고 의미 있는 총체로 간주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말은 우리가 나눈 대화의 취지와 매우 유사하다. 이어서 아인슈타인은 “불교는 이러한 사항과 부합한다. ……… 현대 과학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이다.”라고 말했는데, 이보다 잘 더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학은 구도 없이도 일을 해나갈 수 있다. 구도는 과학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하게 되기 위해 이 둘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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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린 주안 투안(Trinh Xuan Thuan)
베트남 하노이 출신으로 사이공의 프랑스 고등학교를 다닌 뒤 미국 칼텍과 프린스턴 대학에서 수학했다.
버지니아 대학의 천체물리학 교수인 그는 <은밀한 멜로디> <우주의 운명> <혼돈과 조화> 등을 저술하였고, 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분야에서 그가 보여준 개방적인 사고와 명쾌한 논지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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