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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올린 게시글: 2015-11-15, (일) 8:51 am 

가입일: 2015-01-01, (목) 10:1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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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의 ‘바이오토크'] 머릿 속 지우개 / 김은기 미국 조지아텍 공학박사

첫사랑이 오래가듯 어린 시절 반복된 기억들이 평생을 지배한다. (‘학교의 아이들’ 1866, 유진 프란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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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소리와 함께 백미러 속의 승합차가 달려들며 차를 호되게 들이받는다. 20년 전 사고지만 지금도 ‘끼익’하는 소리만 들려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머리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이 트라우마는 삭제하고픈 ‘섬뜩한 공포’다. 반면 어제 만난 친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전화를 못하는 부실한 기억력은 ‘당황스런 서러움’이다. 첫사랑과의 포도주 한 잔 기억은 수십 년을 가는데, 왜 집사람과의 저녁 약속 기억은 하루를 가지 못하는가? 최근 뇌에 빛을 쬐어 원하는 뇌세포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덕분에 기억을 지우기도, 새로 만들 수도 있게 됐다. 푸른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쬐어 우울증·정신질환·치매를 치료할 수도 있게 된다. 이 방법으로 줄어드는 기억력을 다시 살릴 수도 있을까? 혹시 나이를 먹더라고 기억이 더 좋아질 수는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가능하다’이다.

프리온 단백질이 장기 기억 만들어
영화 ‘이터널 선샤인(2004)’에서 주인공들은 사랑의 아픈 기억을 강제로 지우려 한다. 사랑했던 이들의 가슴앓이 기억은 세월이 지나면 점차 잊혀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치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기억을 도려내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다. 월남참전 군인, 씨랜드·세월호 사건의 가족들, 성폭행·아동학대 피해자는 평생 그 악몽과 함께 산다. 2011년 봉사활동 중 춘천 산사태로 희생됐던 대학생의 아버지는 대학 교정에 세워진 추도비를 보며 필자에게 말했다. “가슴의 대못을 어떻게 뽑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평생 불구로 살아야 될 것 같다.”

아래사진;1차 세계대전 때의 전방 치료소. 앞줄 왼쪽 병사는 폭탄쇼크로 넋이 나간 모습이다. 이런 충격은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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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Trauma)’는 외상(外傷)이란 라틴어다. 끔찍한 사고 기억은 뇌에 각인된다. 그 결과 유사한 장면에서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으로 심하면 환청·편집증이 나타난다. 성인의 90%가 평생 한 번은 이런 정신적인 상처(트라우마)를 입게 된다. 대부분 가족이나 주위의 따뜻한 관심·보살핌으로 점차 사라지지만 전체의 30%는 이후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런 사람들의 전두엽·측두엽·뇌간의 두께는 점점 축소된다. 즉 큰 사고를 당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뇌세포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는다. 이 고통을 덜어줄 수 없을까? 아픈 기억만을 따로 지울 수는 없는 걸까?

첫사랑의 기억은 평생 간다. 첫 입맞춤은 그 짜릿함만큼이나 뇌에 확실하게 각인된다. 최근 장기 기억이 오래가는 이유가 밝혀졌다. 노벨상 수상자인 컬럼비아 의대 엘릭 칸델이 올해 ‘신경과학’ 잡지에 게재한 논문에 의하면 장기 기억은 시냅스(Synapse), 즉 뇌세포(뉴런)끼리의 연결고리가 튼튼하게 ‘땜질’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이 뇌에 입력되면 그 자극을 받아 특정 뉴런들이 활성화돼 시냅스로 연결되면서 일종의 ‘기억회로’가 형성된다. 이런 임시 단기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건 회로로 덮이거나 대체돼 약화·감소하며 사라진다. 하지만 아주 강한 자극은 많은 연결고리(시냅스)가 동시에,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또 그녀 생각에 가슴 뛰는 일이 매일 반복되면 그 연결고리가 더욱 더 튼튼해진다. 이른바 ‘굳히기’ 과정이다.

아래사진;두뇌의 신경망 연결도. 뉴런(뇌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고 역할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인간 뇌 프로젝트가 미국, 유럽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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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연구팀이 밝힌 것은 연결고리를 굳히는 접착제 성분이다. 그건 공교롭게도 ‘프리온(Prion)’ 계열 물질이다. 자기 복제를 하는 단백질인 프리온 중에는 스스로 뭉쳐서 세포를 파괴해서 광우병을 일으키는 것도 있다. 이 물질은 치매 유발과도 관련이 있다. 프리온 계열의 시냅스 강화물질 때문에 사건을 장기 기억할 수 있다.

반면 단기 기억이 약해지는 것은 해마의 기억보조 단백질이 줄어드는 탓도 있다. 두뇌의 단기 기억센터인 해마의 기억보조단백질(RbAp48)은 나이 따라 감소한다. 늙은 쥐에게 이 단백질을 많이 만들게 해주었더니 기억력이 회복될 뿐더러 젊은 쥐 수준으로 좋아졌다.

아래사진;치매 뇌 속의 비정상 반점인 ‘아밀로이드’ 입자(청색)와 혈관(적색), 신경세포(녹색). 신경세포는 긴 가지끼리 연결된 시냅스로 다른 세포들과 기억회로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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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뇌부위 자극하면 인공기억 생성
문제는 특정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방법이다. 해마의 그 기억 유전자만을 자극해서 기억단백질을 많이 만들면 단기 기억이 좋아져서 냉장고 속에 넣어둔 리모콘을 찾아 헤매는 일도 없을 것이다. 또 해마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새로운 기억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 거꾸로 뉴런의 자극을 감소시킨다면 해당 부위의 기억을 제거할 수도 있다. 최근 뇌과학자들은 뉴런, 즉 뇌세포 하나하나를 조절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2015년 5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놀라운 논문이 실렸다. ‘어제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은 어제의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꺼내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진이 사용한 기술은 뉴런, 즉 뇌세포 하나하나에 빛을 쪼여 자극하는 광(光)유전학(Optogenetics)기술이다. 뇌과학 역사 이래 가장 획기적인 이 기술은 사실 간단하다. 식물은 빛을 받으면 전기를 발생시키며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 부품 중 전기를 발생시키는 부분(로돕신)만을 뉴런에 삽입한 것이다. 따라서 뉴런에 빛을 쬐면 외부에서 전기자극이 온 것처럼 그 부분의 뉴런이 활성화된다.

MIT 연구진들은 쥐에게 시냅스 형성을 방해해서 ‘미완성’된 공포 기억을 만들었다. 시냅스가 제대로 안 만들어진 쥐는 당연히 기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빛을 쬐니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즉 기억은 새로 생기는 시냅스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뉴런끼리 연결된 회로에 있었다. 시냅스의 중요한 역할은 기억을 꺼내는 것이다. 첫사랑의 기억은 시냅스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쉽게 꺼내진다. 하지만 어제 만난 친구의 기억은 시냅스가 약하게 혹은 형성되지 않아서 기억을 못 꺼낸다. 하지만 친구의 기억은 거기 있다는 것이다.

영화 ‘토탈 리콜(2012)’에서 주인공은 화성에 관한 기억을 주입하려고 한다. 이런 공상영화가 이제는 현실이 됐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2013년 ‘뉴로사이언스’ 잡지에 기억을 심는 방법을 선보였다. 방법은 간단하다. 두뇌는 찌릿한 전기 같은 강한 자극이 들어오면 ‘아세틸콜린’이란 신호물질을 근처 뉴런에 전달해서 일련의 ‘기억회로’를 만들게 한다. 하지만 전기자극이 아닌 평범한 소리는 쉽게 기억이 안 된다. 연구팀은 평범한 ‘소리A’를 들려주면서 동시에 전두엽 세포를 빛으로 자극해서 아세틸콜린이 나오게 했다. 다음날 그 쥐는 다른 여러 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더니 유독 ‘소리A’에만 반응을 보였다. 즉, 쥐에게 빛을 쪼여서 ‘소리A’의 기억을 심어준 것이다. 기억 소거도 가능하다.

마약중독은 마약 흡입시 생성되는 도파민, 즉 쾌락 호르몬이 강하게 기억된 ‘마약쾌락 회로’가 만들어져 있다. 필로폰중독 쥐에게 필로폰과 함께 ‘시냅스 형성 방해물질’을 주사하자 쥐의 필로폰 중독 현상만 없어졌다. 이제 광유전학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니코틴 중독, ‘매일 술이야’의 알코올 중독, 패가망신의 도박 중독을 치료해 줄 날을 기대한다.

운동하고 머리 자꾸 쓰면 뇌 젊어져
할머니들의 최고 보약은 깔깔거리는 손주의 웃음소리다. 하지만 이런 손주를 보고도 웃지 않는 노인들이 있다. 우울증 환자다. 노인뿐만 아니다. 여성 우울증은 특히 심각하다. 자살자의 80%가 우울증 환자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우울증이 생기는지 잘 모른다. 최근 광유전학기술로 우울증의 중심 부위인 도파민 생성부위를 자극하면 우울증이 개선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손발이 떨리는 파킨슨병의 경우 심부(深部)자극술, 즉 뇌의 깊은 속에 전극으로 주기적인 자극을 주면 좋아진다. 하지만 이유가 불분명하다. 최근 근육의 운동 핵심인 운동제어회로가 밝혀졌고 뇌세포 자체보다는 시냅스에 자극을 주는 것이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광유전학기술은 암(癌)치료도 거든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물질(로돕신)을 암세포 수용체에 붙여서 빛을 쬐면 암세포만을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다.

광유전학이 빛을 볼 수 있는 분야는 치매 분야다.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다. 기억이 없다는 것은 빈 세상을 사는 것과 같다. 치매노인은 오래 전 기억은 남아있지만 최근 기억은 꺼내지 못한다. 이런 다양한 뇌질환 치료 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평상시 좋은 생활 습관으로 뇌의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일이다.

사진아래;두뇌의 기억을 빛으로 심을 수도, 없앨 수도 있다. 뇌과학은 양날의 칼이다.[삽화 박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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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는 모양이 두뇌와 비슷해서 먹을 때마다 두뇌 생각이 난다. 실제로 견과류는 두뇌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우울증·파킨슨·치매·자폐증·정신분열증 등 모든 뇌질환의 시작은 뇌의 질병과 노화다. 몸이 늙어가듯 뇌세포도 늙어간다. 하지만 몸을 젊게 만들 수 있듯 뇌세포도 젊게 만들 수 있다. 즉 뇌도 노력으로 건강해진다는 뇌의 가소성(Plasticity)이 확인됐다. 즉 하루 15~30분 정도의 적당한 운동, 과일·채소 위주의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은 뇌를 유지하고 때론 젊게 만든다. 무엇보다 일생 동안 주기적으로 독서·글쓰기를 한 노인은 기억력이 좋았고 뇌질환, 특히 치매성 반점이 적었다고 한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머리를 쓰는 지적 활동을 하면 뇌가 젊어진다는 이야기다. 아직 늦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은 10년 간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와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각각 투자하는 뇌연구를 시작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뇌가 바로 ‘사람’이고 건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과학 기술은 아주 날카로운 ‘양날의 칼’이다. 영화 ‘셀프리스(2015, 미국)’는 늙어가는 몸을 젊은 몸으로 대신하고 그 뇌에 본인의 기억을 옮기는 본능적인 욕망을 그렸다. 사상가 에머슨은 “사람은 세계를 그 머리 속에 담고 다닌다”고 했다. 두뇌의 기억은 바로 우리의 삶이고 역사이고 흔적이다. 그 기억의 비밀창고를 이제 열려 하고 있다. 인간은 판도라의 상자 뚜껑을 열고 있는 건가.

김은기 인하대 교수 ekkim@inh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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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 미국 조지아텍 공학박사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국 조지아텍 공학박사.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소재 국가연구실장(NRL) 역임. 인하대 바이오융합연구소(http://www.biocnc.com)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BT)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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